전세계 국채유동성 리스크
전 세계에서 국채와 유동성과 관련된 경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영국의 정치혼란 때문에 발생한 연기금과 국채의 문제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국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국가는 영국 뿐만이 아닙니다.이번 영국의 금융혼란은 갑작스러운 긴축과 금리인상에 대한 여파로 약한 부분이 드러난 것에 불과합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많은 나라는 지금 국채 문제 를 가지고 있습니다. JP모건 은 국채 시장 유동성 지수는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2020년 3월 이후 못 본 수준으로 악화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월가 자산 관리자들의 31%는 현재 자산 전반에 걸쳐 유동성이 약화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유동성은 자산을 빠르게 가치 손실 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국채 시장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세계적으로 국채 발행 규모가 대폭 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량은 2007년 이후 4배 증가했습니다.국채시장의 성장이 은행 자본 성장을 크게 앞지른 것입니다. 국채는 정부 입장에서 매우 쉬운 자금의 출처입니다. 국채를 발행하면 경제 위기를 쉽게 넘길 수 있으며 유권자의 세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금리가 인상되자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은행에 대한 규제가 늘었다는 사실도 국채 시장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은행이 시장조정자 역할을 하며 위기 상황에서 국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규제가 많아지면서 은행이 국채 시장에 개입하는 비중이 2008년 14%에서 현재 2%에 불과하게 줄어 들었습니다. 은행이 조정자 역할을 그만두자 현재 국채에는 유동성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본도 국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10년물 국채금리가 정부가 정한 기준선(0.25%)으로 제한하는 정책인 수익률곡선 통제(YCC)를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엔화 가치가 폭락하고 유동성 문제가 생기는 등 이러한 채권정책이 도전받고 있습니다.
영국은 정치혼란으로 인해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취급받는 채권의 변동성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채권 변동성이 너무 커진 나머지 비트코인보다 더 변동성이 큰 채권 이라는 오명도 얻었습니다.
저번주 한국에서도 레고랜드와 관련한 유동성 문제가 터졌습니다.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약속했던 ABCP가 부도 처리되며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서 국고채나 다름 없는 기업어음(CP)이 파산 신청을 했는데 강원도가 제 때 지불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원도는 다음 달 예산을 편성하고 내년 1월에 빚을 상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 기관의 빚 상환 연기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로 국가 신용성에 의혹이 제기돼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으며,자산이 없는 게 아니라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돈맥경화가 온것입니다.
연준이 최근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유동성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국채를 다수 들고 있는 중국, 일본, 영국 등의 국가들이 금리인상과 자국의 채권 수익률 급등 등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 미국 채권 매도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채권을 보유한 국가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에 나서게되면 글로벌 대공황에 버급가는 금융위기 사태로 이어질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안겨줄수 있는 문제입니다.
미국이 이 국가들의 대규모 미국 채권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것 입니다. 세계 유동성이 갑자기 금리가 높고 안전한 예금과 적금 등에 쏠린 가운데 대규모 국채 매도가 일어나면 수익률이 폭등할 우려가 있습니다.
유동성 부족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한 세계가 갑작스러운 긴축으로 전환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을 그대로 둘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정부의 세심한 경제 정책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