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개입없는 자율주행차, 오는 2027년 상용화
'자율차 규제혁신 로드맵 2.0'
차량 SW 무선 업데이트 허용
레벨4 자율차사고 제조사책임
자율주행 단계.출처=국토교통부
정부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의 조속한 상용화를 위해 차량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합법화 등의 규제 개선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자율주행차 규제혁신 로드맵 2.0'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2022년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개막되고,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벨3은 조건부 자동화로 비상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단계이지만 레벨4는 비상시에도 시스템이 대응하는 단계를 뜻한다.
정부는 미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20개 신규 과제를 포함해 총 40개의 규제혁신 과제를 마련했다.
2022∼2023년 추진할 단기 과제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허용, 자율주행 영상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가명처리 기준 마련, 자율협력 주행시스템 보안 강화를 위한 인증관리체계 마련 등이 추가됐다.
국토부는 정비 업체를 방문하지 않고도 전자·제어장치 등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한다. 현재 차량 소프트웨어 주요 기능 업데이트는 지정된 장소(서비스센터)에서만 가능하며 임시 실증 특례로 무선 업데이트가 일부 허용되고 있다.
국토부와 개인정보위원회는 자율차 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현재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하는 경우 정보 주체 동의 없이도 연구 등에 활용이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자율차 영상 분야 세부 기준이 미흡해 실제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를 통한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간 통신 때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차량만 통신할 수 있는 인증관리체계 세부 기준도 수립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내년 모빌리티활성화법을 제정해 모빌리티 분야에 특화된 규제 샌드박스(유예)를 신설하고 자율주행 여객·화물 서비스 사업화를 지원한다.'
정부는 2024∼2026년 중기 과제의 하나로 레벨4 자율차 운행을 위한 보험·교통 법규 위반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다. 국토부, 법무부, 금융위원회는 레벨4 자율차 보험체계 수립을 위해 필요하면 자동차손배법 및 제조물 책임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운전자 개입이 없는 레벨4 자율차 사고에 대해 제조사 등의 책임 원칙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현재는 레벨3 자율차에 대한 보험 제도만 규정돼있다. 레벨3 자율차 사고 때 운전자가 우선 배상하고 필요할 때 보험사가 제작사에 책임을 구상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자율차 법규 위반 때 운전자 또는 제조사 등에 대한 행정 책임 원칙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립할 계획이다. 현행법에는 자율주행 중에 발생한 법규 위반의 경우 제재 부과 대상이 불명확하다.
레벨4 자율차와 레벨3 상용차의 안전기준도 마련한다. 현재는 레벨3의 경우 승용차만 안전기준이 마련돼 출시가 가능하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레벨4 자율차의 운전자 개념을 재정립하고 의무사항을 완화한다. 레벨4 자율차의 경우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기 때문에 현행 도로교통법의 운전자 개념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국토부는 차량 형태가 아닌 다양한 종류의 자율주행 모빌리티(소형 무인 배송차 등) 양산과 상용화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차종 분류 체계도 새로 마련한다.'
장기 과제(2027~2030년)에는 자율차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여객 운송사업 분류체계 규제 완화가 신규 과제로 추가됐다.
국토부는 자율차를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객 운송사업의 분류체계와 운영 관련 규정을 개선한다. 현행 여객 운송사업은 시내·시외버스, 전세버스, 택시 등 특정 유형으로 분류돼 자율차를 활용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포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을버스 등에 승합차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새로운 유형의 자율차가 여객 운송 사업에 활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간소 면허 또는 조건부 면허를 신설하고 자율차 검사항목·절차 등 검사 체계도 마련한다.
운전대·페달 접고 달린다
자율주행시대 자동차, 공간 개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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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SbW(Steer by Wire) 시스템 /사진제공=한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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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시대엔 자동차의 공간 개념이 바뀐다. 자동차는 그동안 운전자와 탑승객이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공간이어서 소통에 불편함이 있는 이동수단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함께 소통하는 거실과 같은 공간으로 변모한다.
현재 자동차는 과거 ‘마차’에서 진화한 형태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마차와 닮은 초창기 자동차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디자인이 바뀌었다. 다만 네 바퀴를 탑재하고 운전자와 탑승객이 함께 앞을 바라보는 점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미래 자율주행차는 과거 마차의 개념으로 회귀한다는 특징이 있다. 마부가 말을 다루며 마차를 이끌었듯이 자율주행차가 마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차에 탄 사람들은 그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달라지는 자동차 개념
자동차업체들은 저마다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하며 신기술을 개발하고 달라질 자동차의 공간 개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사업부문인 ‘크루즈’는 지난해 완전자율주행차인 ‘크루즈 오리진’ 공개 후 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자율주행차 공동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는 2022년 자율주행사업부 출범을 공식화하며 무인 화물 운송 사업 진출 선언했다. 폭스바겐도 2026년에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선포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바탕으로 한 레벨4 로보택시를 앞세워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2023년 미국에서 시작되는 상용 서비스에도 로보택시를 투입한다.
국내 부품업체들 역시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한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대를 재정의하는 신개념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한라그룹은 자율주행 전문 법인 ‘HL클레무브’ 설립하며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자율주행시대엔 자동차의 실내 공간 개념이 바뀌면서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소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에는 앞좌석에 무려 50인치에 달하는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3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만큼 차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대비한 것.
이처럼 달라지는 공간 개념은 최근 열린 모터쇼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11월 열린 LA오토쇼에서 현대차는 전기 콘셉트카 ‘세븐’(SEVEN)을 처음 공개했다. 세븐의 내부는 유선형의 루프 라인, 3.2m의 긴 휠베이스, 3열까지 이어진 플랫 플로어가 넓은 공간을 연출하며 프리미엄 라운지와 같은 경험을 선사하도록 디자인됐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시대엔 ‘샤이-테크’(shy tech·필요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도록 설계된 기능을 일컫는 말)가 핵심인 만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감추는 게 핵심”이라며 “거추장스럽게 공간을 차지하는 요소를 찾아내고 새로운 공간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미래 자율주행차 설계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에서도 이 같은 기능이 구현된다. 운전석에는 수납됐다가 필요할 때 위로 올라오는 전자 변속기 ‘컨트롤 스틱’이 탑재됐다. 180도 회전을 비롯해 앞뒤 이동이 가능한 2개의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와 1개의 라운지 벤치 시트는 운전 모드, 자율주행 모드 등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시트 배열을 가능하게 한다. 차의 천장에 설치된 77인치 비전루프 디스플레이는 멀티스크린을 통해 탑승자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아는 콘셉트 EV9의 실내를 고객이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했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앉는 승객을 모두 배려한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필요할 때 등장하는 팝업(Pop-Up) 스티어링 휠은 기존과 달리 크래시패드 형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콘셉트 EV9는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3가지 실내 모드를 갖췄다. ‘액티브 모드’는 주행을 위한 통상적인 차의 시트 배열로 1, 2, 3열 모든 좌석이 전방을 향한다. ‘포즈 모드’는 3열은 그대로 둔 채 1열을 180도 돌려 차량 전방으로 최대한 당기고 2열 시트를 접어 탁자처럼 활용한다. ‘엔조이 모드’는 3열을 180도 돌리고 테일게이트를 열어 승객이 3열에 앉아 차 외부를 보며 쉴 수 있는 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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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SbW Auto Stow 이미지 컷 /사진제공 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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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콘텐츠 확보도 관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닐 때 즐거움 중 하나는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미디어 서비스다. 다양한 최신 영화와 드라마 등의 볼거리를 즐기다 보면 긴 이동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시대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자동차용 OTT(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CJ ENM·티빙과 ‘자동차용 OTT 콘텐츠 서비스 제휴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무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 카가 고객에게 다양한 OTT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한층 더 풍부하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CJ ENM, 티빙과 지속적인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 카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지향적인 미래 콘텐츠 분야에서의 선도적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별 취향에 맞춰 구현하기 위해 차 내부에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것이 최근 개발 특징”이라며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면 탑승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콘텐츠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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